🍽 Scénographies Culinaires
– 음식은 무대가 되고, 식사는 장면이 된다 –
I. 프롤로그: 식탁 위에 펼쳐진 무대
"To be a designer, I start by eating."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나는 먹는 것부터 시작한다."
프랑스의 요리 디자이너 **쥴리 로스한(Julie Rothhahn)**의 말이다.
그녀에게 음식은 섭취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이며, 형태를 부여받은 무대 오브제다.
음식은 씹히고, 흩어지고, 형태를 바꾸며 우리 감각을 자극한다.
나는 그녀를 ‘요리 시노그래피’라 부른다.
그녀가 만드는 식사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시각과 맛, 질감과 움직임이 교차하는 연출된 장면이며, 그것은 하나의 무대처럼 구성된다. **‘감각의 오케스트레이션’**이다.
“테이블 위에 맛, 색, 형태는 하나의 장면이 되고, 그것에 개입하는 행위(디너)는 연출의 총합체가 된다.”
II. 디자이너의 여정
쥴리 로스한은 **랭스 예술디자인학교(ESAD Reims)**를 졸업한 후, 2009년 **파리시 디자인 그랑프리(Grand Prix de la Création de la Ville de Paris)**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전통적인 요리사의 길을 걷지 않았다.
오히려 음식이라는 재료를 조형화하고 연출하는 시노그래퍼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접근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음식 = 연출 가능한 소재
- 식사 = 감각의 이벤트
- 요리 디자이너 = 미각적 시노그래퍼
그녀는 다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기업, 전시, 공공 예술 프로젝트를 오가며 '요리의 예술'을 확장 하고 있다.
III. 주요 프로젝트: 에르메스 디너 @ 타이페이 (200명 디너, 2019)
쥴리 로스한의 대표작 중 하나는 **Hermès 디너 프로젝트(2019, 타이페이)**이다.
길이 60m의 테이블에서 200명을 대상으로 하루 동안의 파리를 체험하는 디너를 구성하였다.
- 주제: Flânerie(산책의 감각)
- 구성: 하늘, 정원, 회전목마, 도시, 별 등의 테마에 따라 6개의 테이블 씬(Tableaux Vivants)
- 연출: 접시 위 영상 투사, 조명 전환, 웨이터의 동선과 음악까지 포함한 시노그래픽 디너
“이 식사는 단순한 만찬이 아니라, 감각의 오페라였다.”
– 쥴리 로스한
IV. 최근작: 🌞 Hermès Soleil 전시 (2022, 파리)
가장 최근 프로젝트는 **Hermès의 도자기 컬렉션 'Soleil d'Hermès'**를 기념한 **몰입형 전시(2022년, 파리 La Gaîté Lyrique)**이다.
- 전시 구성: 어둠에서 시작해 ‘햇살’로 나아가는 감각적 여정
- 사용된 소재: 프로젝션 매핑, 음향, 조명, 조형 연출
- 관객 경험: 공간, 미각, 시각, 청각이 모두 결합된 오감의 시노그래피
- 피날레: 도자기에 맞춘 여름 미각의 음식 제공
이 전시는 브랜드 정체성과 미각의 융합이 어떻게 시노그래피적 연출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V. Matières à Mijoter (2021–22, MAIF Social Club, 파리)
또 다른 전시는 **‘요리할 재료들(Matières à Mijoter)’**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MAIF Social Club에서 열렸다.
- 전시 구성: 관람객 자신이 ‘조리될 재료’처럼 체험하는 몰입형 공간
- 사용된 오브제: 냄비 뚜껑, 계량 눈금자, 행주 등이 가구로 변모
- 연출 장치: 주방의 재료와 텍스처로 만든 시적 공간
이 전시는 관람객이 스스로 **“식재료가 되어보는 체험”**을 제안하며, 음식과 인간, 재료와 감각의 관계를 극적으로 연출했다.
VI. 앞으로의 계획: 연출된 요리의 미래
쥴리 로스한은 언젠가 자신이 전체 예술감독으로 참여하는 복합 공간을 열고 싶다고 말한다.
“매일 다른 디자이너와 셰프들이 참여하여,
하나의 감각적 시노그래피 디너를 완성해가는 공간.”
그녀가 꿈꾸는 공간은 다음과 같다:
- 공연처럼 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식탁
- 오감의 연출이 통합된 공간
- 예술과 식문화가 교차하는 ‘먹는 극장’
VII. 현재 활동
그렇다. 쥴리 로스한은 여전히 파리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 브랜드와 협업한 시노그래피 프로젝트
- 미각 중심의 전시 디자인
- 교육자(랭스 ESAD 석사과정 공동 책임자)로서의 역할
을 모두 수행 중이다.
📎 공식 채널:
VIII. 에필로그: 식탁 위의 연극
쥴리 로스한의 작업은 단순한 플레이팅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 시간, 공간, 빛, 음악이 함께 요동치는 시노그래피적 총체이다.
그녀는 말한다.
“나는 음식을 통해 해석하고, 연출하며, 감각을 사유한다.”
식사는 이제 소비가 아니라 예술 감상의 방식이다.
접시는 무대가 되고, 식사는 장면이 된다.
우리는 그 앞에 앉은 배우이자 관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