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감각을 일깨우는 공간이다. 단지 나무와 흙의 조합이 아니라, 공기와 몸, 소리와 기억이 얽혀 있는 하나의 살아있는 언어이다."
국립현대미술관_서울 . 《MMCA 다원예술 2025: 숲》은 우리가 '보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 예술을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관이라는 제도적 공간을 넘어, 감각과 생태, 사회와 정동의 접점 위에서 '숲'을 예술로 재번역하고자 한다.
📅 기간: 2025년 5월 23일 ~ 2026년 1월 25일
📍 국립현대미술관(MMCA Seoul) – 《MMCA 다원예술 2025: 숲》 서울관 지하 1층 MMCA 다원공간 및 기타 공간
🎤 작가: 임고은, 하이너 괴벨스, 카티아 엥겔 & 아리 에르산디, 홍이현숙, 곽소진 외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원예술«숲»은 인류세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지고, 사람과 숲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금의 숲들은 과연 과거의 숲과 어떻게 다르며, 우리는 과거에 어떻게 숲과의 관계를 맺어왔을 것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숲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시작했지만, 오히려 숲에 있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반대의 질문이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출처]국립현대미술관](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 프로젝트 개요: 예술로 숲을 듣다
숲은 오래도록 우리에게 정서적 영향을 주는 교감의 장소였다. '정동의 숲'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정동(affect, 감응)이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몸과 환경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정서의 흐름을 말한다. 이번 다원예술은 이러한 정동적 숲의 개념에서 출발해, 숲과 인간 사이에 흐르는 감각과 감정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이를 테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월든』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숲 속의 고독은 단절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었다. 작가들은 이러한 그의 내밀한 세계에 공명하며, 단절된 감각을 되찾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사유하는 예술을 제안한다. 이는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감응의 장을 만들어낸다.
또한 '공생의 숲'은 인간 중심적 사고를 해체한다.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선언처럼, 인간은 흙이자 퇴비이며, 자연의 일부다. 로빈 월 키머러(Robin Wall Kimmerer)가 말했듯, 식물은 '우리를 보살피는 존재들'이다. 숲은 우리가 돌봐야 할 대상이 아닌, 우리를 돌보는 존재이며, 돌봄의 상호성과 공생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MMCA 다원예술 2025: 숲》은 이러한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숲을 '정동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스며든 시간과 기억, 생명과 감정을 다원예술의 언어로 해석한다. 이러한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숲을 '정동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스며든 시간과 기억, 생명과 감정을 다원예술의 언어로 해석한다.(국립현대미술관 MMCA 다원예술 2025: 숲,서문 참고)
+ 참여 작가 및 작품 소개
- 임고은 – 《그림자-숲》: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재해석. 빛과 그림자, 자연의 숨결을 반영한 설치 및 퍼포먼스.
- 카티아 엥겔 & 아리 에르산디 – 《후탄(숲)》: 인도네시아 룽간 숲의 24시간 녹음에 반응하는 무용과 사운드 작업.
- 홍이현숙 – 《오소리 A씨의 초대 2》: 시각이 제거된 환경에서 땅 속 미세진동과 소리를 감각하는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
- 곽소진 – 《휘-판》: 인간보다 많아진 사슴과의 기묘한 공존을 다룬 영상 작업. 안마도의 생태학적 풍경을 담는다.
- 최상민, 토시키 오카다 & 텟페이 카네우지, 이정은 등의 작가들도 각각 고유한 방식으로 숲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
![프로젝트 설명 중인 성용희 학예연구사 [출처]https://www.daljin.com/column/22757?utm_source=chatgpt.com](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 주요 작품: 《겐코-안 03062 Seoul》 by 하이너 괴벨스
특히 요번에 참여하는 하이너 괴벨스 (Heiner Goebbels:1952~ ) 는 독일 출신의 작곡가이자 연출가로, 음악과 연극, 미디어아트를 넘나드는 다원예술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2015년 의정부음악극축제에서 그의 대표작 《하시리카기》(Hashirigaki)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 깊은 인연을 맺은 바 있으며, 이번 《 겐코-안 03062 Seoul 》은 다른 참여작가들과의 공동 작업이 아닌, 하이너 괴벨스가 독립적으로 참여한 멀티미디어 퍼포먼스다. 전체 전시의 주제인 '숲'과의 개념적 연대 안에서 각 작가가 개별적으로 해석과 실험을 수행하는 구조로 기획되었으며, 괴벨스의 작업 또한 독자적 맥락에서 전시에 포함되어 있다.

MMCA 서울에서 선보이는 《Genko-An 03062 Seoul》은 일본 교토의 선사(禪寺) 겐코안 사원에서 영감을 받은 멀티미디어 퍼포먼스이다.
겐코안에는 네모창(혼돈의 창)과 원형창(조화의 창)이 있다. 괴벨스는 이 두 창을 시각적, 음향적 구조로 치환하여,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 구조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작품은 빛, 영상, 소리의 층위가 섬세하게 얽힌 공간 안에서 관객의 움직임과 감각을 주체로 삼는다. 관객은 작품의 일부로 편입되며 숲과 인간 사이의 감각적 긴장을 체험한다.
+ 비평적 의의와 미래적 전망
《MMCA 다원예술 2025: 숲》은 단지 자연을 미화하거나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겐 숲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숲에게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전환적 시선을 요청한다. 이는 생태 중심주의적 시각을 넘어, 인간과 비인간의 위계를 재고하고, 미술관이라는 제도가 사회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의 깊이를 드러낸다.
성용희 학예연구사는 언론공개회에서 “다원예술이란 단지 여러 매체를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보는 시각을 전환하는 실천”이라 설명하며, 이번 프로젝트가 기존 예술제의 틀을 넘어서려는 시도임을 강조했다.

+ 국제 연계: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
본 프로젝트는 한국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2025년 9월, 일본 ‘교토 실험 예술제(Kyoto Experiment)’와의 공동 쇼케이스를 통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이는 아시아 공연예술 교류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으며, 2026년 교토에서의 확장 프로그램도 예정되어 있다.
숲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닌, 세계와 감각을 다시 쓰게 하는 예술의 주체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예술가들이 제안하는 '숲의 언어'를 경청하고, 관객 스스로 그 속에 발 디딜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 인간 중심의 시선을 내려놓고, 감각과 사유의 다층적 흐름 속에서 ‘우리’가 아닌 ‘타자’로서의 존재를 상상하는 경험. 《MMCA 다원예술: 숲》은 바로 그 첫걸음을 내딛는 공간이다.
+ 관련 정보 및 관람 팁
- 전시 일정 및 장소: MMCA의 전시는 각 관별로 다르게 진행되므로, 방문 전 공식 웹사이트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관람 팁: 다원예술 전시는 종종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포함하므로, 사전 정보를 통해 작품의 배경이나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면 더욱 풍부한 관람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참여 프로그램: MMCA는 전시와 연계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