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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바이브/음악.노래.사운드

그들은 왜 임영웅 앞에서 그렇게 울까?

by 스티븐C 2025. 5. 29.

2024년 12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2만 5천여 명의 관객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임영웅의 전국투어 콘서트 가 열렸다. 이 날은 투어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연 중 하나로,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대표곡인 「이제 나만 믿어요」, 「사랑은 늘 도망가」,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우리들의 블루스」 등이 셋리스트에 포함되었고, 공연은 150분 넘게 이어졌다.

임영웅은 지난달 27~29일, 이달 3~5일 총 6회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23 임영웅 전국 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 서울 공연을 진행했다. 물고기뮤직 제공 [출처]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6040597
임영웅은 지난달 27~29일, 이달 3~5일 총 6회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23 임영웅 전국 투어 콘서트 '아임 히어로' 서울 공연을 진행했다. 물고기뮤직 제공 [출처]노컷뉴스  https://www.nocutnews.co.kr/news/6040597

공연장의 공기, 기다림으로 가득 차다

공연장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물론 표를 구하는 데는 꽤 품이 들었지만, 막상 들어선 체육관의 공기에는 열광보다는 기다림 같은 게 맴돌고 있었다.
나처럼 *0줄을 넘긴 이도 있었고, 옆자리엔 딸과 함께 온 듯한 중년 여성이 손을 꼭 잡고 앉아 있었다.
대부분은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군가의 긴 시간을 견뎌낸 얼굴들이었다.

등장과 첫 울림

임영웅이 등장했을 때, 관중석은 그리 요란하지 않았다.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고, 뜨겁고, 일관된 환호였다.
누구는 소리를 지르지 않았고, 누구는 눈부터 붉혔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노래가 시작되고 몇 곡이 지나자, 나는 처음으로 이 질문을 품게 됐다.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그를 향해 울고 있을까?”

그는 특별한 무대매너가 있는 것도, 무대를 요란하게 쓰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수십 년을 묵힌 말 한마디 같은 것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고백,
혹은 오래전 이별한 이름을 다시 불러보는 듯한 울림.

그 가사에 조용히 손수건을 꺼내는 아주머니의 손짓이 무대 위 조명보다 훨씬 더 깊게 나를 감싸왔다.

눈물의 정체 – 정서적 탈압박

특히 ‘IM HERO’ 전국투어나 팬미팅 영상들, 그리고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나 유튜브 V-LOG 속을 보면, 공연 중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상당히 많고, 심지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우는 관객도 꽤 많다.

이건 단지 감동해서 흘리는 눈물이라기보다는, 말하지 못한 세월, 혹은 **“묵힌 감정”**이 그의 노래를 타고 올라오는 *정서적 해탈(emotional release)*이랄까.


임영웅의 약력, 그리고 그가 불러일으킨 감정의 장

“이제 나만 믿어요. 후회 없게 해줄게요. 그대 걷는 길에 내가 보일 수 있게… 언제라도 내가 뒤에 있을게요. 힘들었던 날들 견뎌줘서 감사해요. 나를 믿고 기다려준 그대라는 걸.”

– 임영웅, 〈이제 나만 믿어요〉

그는 1991년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노래에 남다른 감각을 보였다고 한다.
경복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2016년 '미워요'로 데뷔했지만 몇 년간 무명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 2020년,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이제 나만 믿어요’, ‘사랑은 늘 도망가’ 등 히트곡을 통해 단숨에 세대를 잇는 대중예술가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트로트의 인기를 끌어낸 것이 아니라,
그의 무대가 ‘사람의 마음을 복원해주는 감정의 장’으로 느껴진다는 데 있다.


무대를 나서는 사람들, 그 표정 속의 이야기

노래가 끝나면 관중은 박수를 치기보다 숨을 들이켰다.
감정을 말로 정리하기보다는, 그저 삼켜야 할 것 같은 무대였다.

나는 공연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들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
누구도 가벼운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팬이라기보다는 어떤 속 깊은 의식(?)에 다녀온 사람들 같았다.
한 사람의 노래를 듣고 온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기억을 다시 불러낸 자리에서 돌아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나라는 세대, 그리고 희미한 감정

그 풍경 속에서 문득,
내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조용필을 듣고, 나훈아를 부르며, 김현식의 허스키한 절창에 위로를 받았고,
가끔은 서태지의 음악에 몸을 맡기며 새로운 시대의 리듬을 느꼈던 세대.
산업화를 온몸으로 통과했고, 민주화를 외쳤으며,
이제는 AI 시대 아래에서 조용히 물러나는 세대.
우리는 그렇게 한 시대를 밀고 왔지만,
정작 우리 자신이 누구였는지 돌아볼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누군가가 우리 대신 말해주기를,
그 시절을 노래해주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역할을, 뜻밖에도 임영웅이 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고백, 그리고 노래로 풀리는 시간

문득,
그를 향한 이 깊은 울음이 **“누구도 이해받지 못하는 시대의 집단적 고백”**처럼 느껴졌다.
모두가 분주하고, 빠르고, 냉정한 시대.
그 안에서 잊힌 감정들이
그의 노래 한 구절에 실려,
마침내 해방되듯 터져 나오는 것이다.


&quot;그는 전국 투어를 마친 뒤 발표한 신곡 ‘런던보이’를 첫 곡으로 배치하며 기존 공연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영국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임영웅은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검은 택시인 블랙캡을 무대 위에 배치하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후 ‘무지개’와 ‘보금자리’로 오프닝을 장식한 그는 “앙코르 공연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다. 신흥 콘서트 맛집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quot;.[일요신문] 기사 중 발췌
임영웅은 전국 투어를 마친 뒤 발표한 신곡 ‘런던보이’를 첫 곡으로 배치하며 기존 공연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진=물고기뮤직 제공 [출처]일요신문: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42712

🕊 에필로그

공연장에서 돌아오는 길. 나는 한참을 말 없이 걸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았고, 음악도 틀지도 않았다.
그저 그의 무대 뒤에 남은 침묵과,
그 침묵을 안고 돌아가는 관객들의 어깨를 떠올렸다.

그들은 왜 그토록 눈저리가 붉을까?
그 질문의 답은 어쩌면 “누군가의 노래”가 아닌
“내 삶에서 끝내 말하지 못한 이야기” 속에 있었던 건 아닐까.

그리고 바로 그 이야기를
임영웅은 대신 노래해준 사람일지도 모른다.

🎤 2025년 임영웅 콘서트 예상 일정 (비공식)

지역예상 시기예상 공연장
대구 2025년 6월 중순 엑스코(EXCO)
광주 2025년 7월 초 김대중컨벤션센터
인천 2025년 7월 중순 송도컨벤시아
서울 2025년 10월 중순 고척스카이돔
부산 2025년 11월 초 벡스코 오디토리움

위 일정은 과거 공연 패턴을 기반으로 한 예상이며, 공식 일정은 추후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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