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미지 권력/보이는 음악의 시대로_바그너의 꿈

보이는 음악의 시대, 바그너의 무대

by 스티븐C 2025. 5. 3.

바그너와 총체예술

🎼 보이는 음악의 시대, 바그너의 무대

 

지난 **120년의 시간**을 돌아보면, **이미지 연극의 역사**는 크게 두 개의 흐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시각적 신비주의**와 **사회학적 자연주의**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19세기 부르주아 세계의 붕괴 이후** 등장한  
**진보적 자연주의**와 **서사극**, 그리고 **정치적**, **의식적**, **선동적인 행동주의 연극**으로 나뉘어 발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의 **‘이미지 권력자들’ 카테고리**에서는 그중에서도 **이미지 연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시각적 신비주의**를 주요 흐름으로 삼고 시작합니다.

 

✨ **시각적 신비주의란 무엇인가?**


**시각적 신비주의**는 **미술**이나 **시각 예술**을 통해 **초월적 체험**이나 **사상**을 표현하는 양식입니다.  
이는 **궁극적인 실재와의 합일**을 추구하는 **신비주의적 철학**에서 비롯되며,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상징**, **이미지**, **색채**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빛**은 **신성함**이나 **깨달음**을,  
**어둠**은 **미지의 세계**와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 **천사**, **악마**, **신화적 동물** 등의 이미지도 자주 등장하며,  
  이들은 **인간의 내면**과 **세계 너머의 구조**를 암시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흐름 속에서도  
**뉴욕의 브로드웨이**, **런던의 피카디리 서커스**, **서울의 대학로** 등에서 지금도 활발하게 공연되는  
**뮤지컬**과 **복고적 공연물들** 역시 이 계보의 현대적 변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는 바로 이 **시각적 신비주의**,  
즉 하나의 **시각예술**로부터 출발해 **새로운 종합과 통섭**을 지향하며,  
모든 예술이 저마다의 중심을 가진 **다핵적 충족성(Poly Art)**을  
지닌다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심미적 견해**를 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 **바그너 – 예술의 미래를 설계**

 

**리하르트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1813–1883)**는 독일 라이프치히 출신의 작곡가이자 이론가로, 게르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을 창조하며 예술의 총합을 추구했습니다. 반유대주의적 사상과 민족주의적 성향은 훗날 히틀러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고, 나치는 그의 음악을 선전 도구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바그너의 라이트모티프 기법, 바이로이트 극장 설계, 총체예술 이념20세기 현대 음악과 무대예술, 영화 음악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리하르트 바그너**는 단연 **독보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당시 유럽 전역을 휩쓸던 **오페라의 형식**을 완전히 탈피하고,  
**새로운 20세기의 예술**을 꿈꾸며 **음악극(Musikdrama)**이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제안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오페라를 **예술 간의 융합에 실패한 구조**로 단정했고,  
그 원인은, 각 예술 장르가 서로를 이해하거나 통합하기보다  
**“서로 빼앗기만 하고 주지는 않는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 『**미래의 예술작품(Das Kunstwerk der Zukunft)**』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은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적 본질을 표현한다.**” – **쇼펜하우어** 인용

**바그너**는 **음악을 다른 예술 위에 두고**,  
**미술**, **시**, **춤**은 **음악 안에서 유기적으로 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총체예술(Total Art)**의 완성을 꿈꾸었습니다.


🎻 **바그너의 영감: 베토벤과 셰익스피어**


**바그너**는 자신의 이론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미 **베토벤**과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단초가 마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 **베토벤**: *제9번 교향곡*에서 **음악에 언어를 결합**  
- **셰익스피어**: **시와 드라마의 완성된 구조**에서 서사를  발견한 것입니다.

이제 **바그너**에게 남은 과제는 이 **두 예술의 절반을 하나로 결합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자신의 **운명적 예술 과업**으로 여겼습니다.

바이로이트 극장
바이로이트 극장


 🏛 **바이로이트, 예술의 성전**

 

이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바그너**는 **1876년 바이로이트**에  
자신의 전용극장인 **페스트슈필하우스(Festspielhaus)**를 건립합니다.  
이 극장은 **총체예술(Gesamtkunstwerk)**의 물리적 실현이며,  
**현대 극장 건축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 주요 특징:

 

그는 이 극장을 **‘음악극을 위한 완전한 성전’**으로 설계했습니다.
관객의 시각적 집중이 오직 무대에만 향하도록, 오케스트라 피트를 지하에 매립하여 연주자를 시야에서 제거하고,
동시에 공명 효과를 극대화해 탁월한 음향을 구현했습니다.

또한 모든 좌석은 정면을 향해, 계층 구조 없이 배열되었으며,
이를 통해 바그너는 자신이 구상한 **‘음악의 수직화’(verticalization of music)**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음악의 수직화’란 단순한 무대 배치가 아니라,
무대 위의 시각적 내러티브무대 아래의 음악적 흐름층위로 분리함으로써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공간적 설계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바이로이트 극장의 구조와 장치는 지금 다시 보아도 파격적이며,
**현대 극장 구조의 전범(典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후 이 공간은 새로운 극예술의 비전을 실험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예컨대 에드워드 고든 크레이그는 이곳에서 기계주의 무대, 로봇과 꼭두각시, 미래파적 장치를 상상하며
무대를 시각 예술로 재정의하려 했습니다.

또한 러시아 구성주의, 독일 바우하우스 등의 실험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며 20세기 후반 시노그래퍼들이 펼친 조형 연극의 형식적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는 곧 시각적 신비주의의 결정체로 이어지며, 무대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반응형